3차원의 전통공간에 적용되는 차경의 개념은, 2차원의 전통미술에서 보여지는 여백(餘白)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우리전통문화에서 보여지는 백색은 비워져 있는 여백을 의미하기도 할 것입니다. 여백의 개념은 공간(空間)의 철학적 사유와 관념을 상징하는 개념이기도 합니다. 비워져(空) 있는 사이적(間) 개념을 상징하는 체계가 공간이라면, 이러한 비워진 사이적 개념을 여백을 통하여 드러내고 채워진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여백을 통하여 감성적 문화와 예술를 창출한 것입니다.

□ 차경의 조형 _ 몬드리안의 신조형주의

우리 전통공간의 핵심적 구조인 차경의 구조 및 조형체계는 몬드리안이 추구하였던 신조형주의(新造形主義, Neo Plasticism) 공간 체계와 유사할 것입니다. 몬드리안의 조형이론에 의한 2차원의 컴포지션(구성) 및 네오플라티시즘(신조형주의) 또한 비워져 있는 여백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전통건축에서는 여백을 통하여 자연의 경관을 담고 있고, 몬드리안의 신조형주의에서는 여백을 통하여 자연의 질서를 탐구하고, 수직과 수평의 이원적인 핵심구조를 구축하였습니다.

■ 자연주의 & 여백의 감성 미학

우리의 전통문화예술과 몬드리안의 추상은 자연주의 기반의 '여백(餘白)의 감성미학(感性美學)'으로 표현될 수 있습니다. 이는 공통적으로 기하학적인 구도에 의한 오방색의 색채구성으로 표현되고 있습니다.